
1일 전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5월 부처님 오신날, 원효대사가 창건한 봉화군의 '청량사' | 최홍대 님
5월, 부처님 오신날에 방문해본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봉화군의 '청량사'를
소개합니다.
어릴 때 어떤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원효대사가 불교를 더 공부하기 위해 당나라의 당항성으로 가다가 어느 토굴에서 자다 목이 말라 바가지에 있던 물을 달게 마셨는데, 다음날 아침 보니 토굴이 아닌 무덤에서 해골에 고인 물을 마셨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일어나므로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니 땅막과 무덤이 둘이 아님을 알았다”라고 깨달은 뒤 유학을 포기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책으로 배웠던 원효대사의 흔적이 봉화군 청량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그곳으로 발길을 해보았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쁜 대상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상들도 세상에는 있습니다. 그냥 보아도 아름답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가진 매력은 처음 보아도 좋고 계속 보면 다른 매력이 있을 때 지속적인 연결점이 생긴다고 합니다. 봉화군의 청량산이라는 산은 자주 방문해 본 곳이지만 청량산 자락에 자리한 청량사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하다가 올해 드디어 올라가 보게 되었습니다.
청량사로 올라가는 길은 상당히 경사가 심한 편입니다. 전날 무리를 한 덕분에 청량사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습니다. 원효대사는 태종무열왕의 둘째 사위 내말 설담날의 아들이며, 설총의 아버지입니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사찰을 방문해 보았지만 청량사는 참 독특한 사찰입니다. 우선 차로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제약이 되기 때문에 약간의 장벽이 있는 사찰이라는 것과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만들어두었다는 점입니다.
원효대사가 설파한 사상으로 인간의 본래 본성인 일심으로 돌아가는 일심사상, 모두가 실제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하나로 만난다는 화쟁사상,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무애사상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살다간 원효대사는 신라 신문왕 6년 70세의 나이로 혈사에서 입적하였습니다.
이곳까지 올라오니 숨이 매우 가팔라졌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올라온 덕분에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이날의 일정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는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청량산 청량사를 안 가본 사람이 있다면 꼭 가보기를 권해볼 정도로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이 가파른 경사 위에 지어진 사찰건물과 뒤에 암봉등이 어우러진 멋들어진 사찰입니다.
원효대사의 생각들을 보면 불교에 머물러 있지 않은 철학적인 관점이 엿보입니다.
그의 사상은 인간의 심신을 철저히 분석하고 분석이 끝난 후에는 각자의 근기에 따라 수행의 실천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고통의 상당 부분은 자신이 가진 생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다른 사람의 결점을 찾으려다보면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해발 천 미터를 넘지 않는 높지 않은 산이지만 그 속에 위용이나 아름다운 만큼은 다른 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청량산은 최고봉 장인봉을 중심으로 12개의 가지각색의 봉우리들이 있고 산자락엔 낙동강이 웅장한 절벽을 끼고 유유히 흐르고 있기에 마음이 채워지기에 너무나 좋은 곳입니다.
청량사는 길지 중 길지로 뽑히는 곳으로 대한민국 사찰의 정취와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청량산의 육육 봉(12 봉우리)이 마치 연꽃처럼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청량사에는 보물이 두 개 있는데 경북 유형문화재(제47호)인 유리보전과 지불인 약사여래불입니다.
청량사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부처의 세계로 다가가는 방식을 택한 다른 사찰과 달리 이곳은 산의 생김새를 따라 자리를 잡았습니다.
파란 하늘과 녹색의 에너지 그리고 바위의 절경이 함께 어우러진 이곳에서 다채로움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청량사를 창건했다는 원효대사의 일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간절히 원할 때 얻어지는 것들은 어떤 것에 담겨 있어도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찾아가 본 청량산 청량사에서 사소한 것에 큰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자질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최홍대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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