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전
[우리동네 이모저모] 쌍림면 평지리 보호수와 만남재
고령군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보호수를 보기 위해
고령군 쌍림면 평지리로 향했는데,
먼저 조선시대에 세워진 만남재를 살펴보겠습니다.
쌍림면 안림리에서 좁은 골짜기를 지나면 넓은 땅이 나타나기에 마을 이름이 평지인데
마을 도착 전, 도로변에 고양원(高陽苑)이라고 새긴 바위가 보입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잘 정비된 넓은 공간에
작은 연못 너머 단아한 한옥 건물이 보이는데 만남재입니다.
만남재 대문은 세 칸으로 가운데 문의 지붕이 좌우 대문보다 높은 솟을삼문입니다.
지형에 맞춰 높낮이를 다르게한 흙돌담장이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데
문과 담장은 1974년에 처음 지어졌다고 합니다.
만남재는 경상북도 지방유형 제48호 문화재입니다.
만남재에 대한 안내글을 읽어보니,
건물 왼쪽 산 능선에 있는 고령박씨 중시조인 청하공 박지라는 분의 묘소를 지키고
문중 회의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조선 현종 11년(1670)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만남재는 나지막한 막돌 기단 위에 세워져 있으며 정면 4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대청에는 고령박씨인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사진들이 놓여 있습니다.
만대산 자락 남쪽에 있는 아름다운 한옥 건물, 만남재 양 옆면에는 쪽마루도 놓여있으며,
건물 옆의 큰 배롱나무에 녹색의 잎이 자라나고 있는데 여름철 붉은 꽃이 피면 장관이겠습니다.
건물 좌측 산자락에 넓게 조성된 묘소는 고령박씨 시조인 고양대군의 묘소인데,
고양은 고령 지역을 일컫는 말로 대가야가 신라에 병합되면서 경덕왕 때 고령 지역을 고양(高陽)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고령박씨 시조 박언성(朴彦成)이란 분은 박혁거세의 29세손인 신라 경명왕의 둘째 아드님인데
고양군(현재의 고령지역)을 봉토로 하사받았다고 전해지며
그 연유로 후손들의 본관이 고령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양대군의 묘소 좌측에는 재실인 숭모재가 있고,
그 옆에 2022년에 조성한 ‘박정희 대통령 숭모비’가 있는데,
박정희 대통령 친필 ‘화친(和親)’이란 글을 새겼네요.
아마 문중 분들이 의좋게 지내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만남재에서 1km 정도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면 평지리 마을에 도착하는데
과거 파 농사를 많이 지어서 마을 이정표에 파밭골이라고도 새겨져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고령 시외버스정류장에서 평지리를 오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쌍림면 안림교에서 합천군 덕곡면 율원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율평로가 마을을 가로지릅니다.
마을 들판에는 5월 말경 수확을 앞둔 양파가 잘 자라고 있네요.
마을 입구에는 수형이 아름다운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고 마을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정자도 있습니다.
마을 입구로 들어가니 마을 공동 주차장이 있고 쉼터,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으며
마을이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아름답습니다.
2018년 개봉한 이순재 주연의 영화 '덕구'는 고령지역에서 대부분 촬영되었는데
평지리도 영화 촬영지 중 한 곳입니다.
마을 공동주차장을 지나자 붉은 벽돌 건물과 거대한 느티나무 한그루가 보입니다.
붉은 벽돌 건물은 ‘평지리회관 겸 경로당’이며
마당 앞에도 운동기구가 있고, ‘평지리 새뜰마을’이라는 간판도 보입니다.
마을 가운데 수호신인 듯 서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는 신록의 새 잎으로 그늘을 만들고 있는데,
나무의 높이는 21m, 둘레는 6.3m에 달한다고 합니다.
보기 드물게 경상북도의 도나무 품격을 지정받은 느티나무로
1982년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이 610년이니 지금은 650년이 되겠으며.
참고로 고령군에서 수령이 500년 이상 된 나무는
개진면 부리와 쌍림면 산주리에 각 한 그루씩 있는 은행나무가 수령 500년이며
600년 이상 된 나무는 이곳 평지리 느티나무가 유일합니다.
세월의 흔적인 양 느티나무는 울퉁불퉁한 모양을 보이는데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치성을 드리다가 불이 난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평지리에는 만남재 외에 재실이 더 있습니다.
언덕 위에 기와집이 보여서 올라가 봤는데 창원황씨 문중 재실로 황계(黃桂)라는 분을 추모하기 위해
1950년에 건립한 매천재(梅泉齋)입니다.
매천재에서 내려다 본 마을 전경인데 과거에 비해 가구 수가 많이 줄어든 평지리 모습입니다.
버스정류장 부근에도 오래된 가옥이 한 채가 있는데, 전주이씨 재실인 와운정(臥雲亭)입니다.
오늘은 고령군 쌍림면 평지리를 찾아서 고령군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도 살펴보고
만남재와 다른 문화재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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