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이난희

※방역수칙을 모두 지킨 후 취재하였습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인연> 피천득

피천득 선생의 수필<인연>에 나오는 글입니다. 선생이 일본에서 공부할 때 하숙했던 주인집의 어린 딸 아사코와의 인연을 쓴 글인데요. 학교 다닐 때 꽤 좋아했던 글이었습니다.

금아 피천득 선생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살았지만, 송파구의 롯데월드 내에 선생의 기념관이 있다고 해서 방문해 보았습니다. 피천득 기념관은 당시 선생의 아파트 거실과 서재 모습을 재현하고 저서와 유품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기념관 입장료는 무료라 롯데월드에 방문할 일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들러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금아 선생이 태어난 1910년부터 2007년 98세로 별세하기까지의 연보가 적혀 있습니다. 금아 선생은 1910년 5월 29일 서울특별시 종로에서 출생한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영문학자입니다. ‘금아’라는 호는 피천득 선생의 글재주를 알아본 춘원 이광수가 붙여준 호입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선생의 어머니는 서화와 음악에 능했다고 합니다. 춘원이 이 얘기를 듣고 ‘거문고를 타고 노는 때 묻지 않은 아이’라는 뜻으로 ‘금아’라는 호를 지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피천득은 서울 제일고보 부속초등학교, 제일고보에서 수학했고 1927년 중국 상해로 유학을 가서 Thomas Hanbury Public Shcool을 거쳐 1937년 호강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중국 유학 시 주요섭과 친밀하게 교류했으며, 피천득이 존경했던 도산 안창호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금아 선생은 안창호와의 만남에 대해 수필에 쓰기도 했습니다. 귀국하여 스탠다드 오일사의 직원, 경성중앙산업학원의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1945년부터 1946년까지 경성제국대학 예과교수, 1974년까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1954년 미국 국무성 초청으로 하버드대학교에서 1년간 영문학을 연구했습니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1991), 인촌상(1995), 자랑스런 서울대인상(1999)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5월 25일 별세했습니다.

선생의 일생이 적힌 연보와 함께 저자 활동을 볼 수 있었는데요. 1930년[신동아]에 시 [서정소곡], [서곡], [파이프]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활동을 시작했다고 해요. 사상과 관념을 떠나 순수하고 본래적인 정서를 담은 시들을 발표했습니다. 금아 선생의 문학세계는 시보다는 수필을 통해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선생의 수필은 일상의 서정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시적인 문체로 표현하여 서정적인 수필의 대표작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선생은 자신이 추구하는 문학세계에 대해 2008년[샘터]에 ‘내가 사랑하는 시’라는 글에서 시와 수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순수한 동심과 맑고 고매한 서정성, 그리고 위대한 정신세계며 시와 수필의 본령은 그런 서정성을 창조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선생은 수필도 시처럼 쓰고 싶었으며 맑은 서정성과 고매한 정신세계를 자신의 글 속에 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선생은 많은 수필집을 출간했으며 [나의 사랑하는 생활], [인연], [은정 한 닢], [플루트 플레이어] 등의 수필은 교과서에도 실렸습니다. 금아 선생을 더욱 유명하게 한 수필은 역시 대표작[인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사코라는 여성과 세 번의 만남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 수필로 아사코에 대한 연정과 그리움, 안타까움이 절제된 어조 뒤에 숨어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이와 같은 평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는데 세월이 흘러 선생의 [인연] 수필집을 다시 읽어 보는 기회를 가졌을 때야 비로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들이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현해 놓은 금아 선생의 침실, 서재를 보면 검소하고 정돈된 삶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형의 방’으로 따로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는 선생의 딸, 서영 씨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롯데월드 내의 피천득 기념관에서 잊고 있었던 학창 시절의 추억과 함께 금아 피천득 선생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문학소녀로 시를 쓰고 글을 썼던 추억과 함께 아직도 기억하는 선생의 수필 글귀를 다시 되새겨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피천득 기념관>

위치: 롯데월드 3층 금아피천득기념관

관람시간: 11:00~18:30

입장료: 무료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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