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여유롭게 즐기는 우리의 문화

'진잠향교'

무더운 여름, 어디론가 떠나 시원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대전 유성구에 자리한 "진잠향교(鎭岑鄕校)"는 600년 넘는 역사의 숨결과 싱그러운 자연이 어우러져 한여름에도 특별한 정취를 선사하는 곳입니다.

고즈넉한 전통 건축물과 울창한 숲길에서 심신의 힐링을 경험하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진잠향교에서 느낀 점을 전해보려고 합니다.

진잠향교는 여름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향교 건물들은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풍스러운 자태로 푸른 하늘과 주변의 녹음은 더욱 깊이 있는 색감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진잠향교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명륜당 주변의 넓은 인조 잔디 마당은 여름철 푸른 잔디와 어우러져 시각적인 시원함을 더합니다. 명륜당 그늘에 서서 예전 비 오는 날 이곳을 회상해 봤습니다. 비라도 한바탕 쏟아지던 날의 진잠향교는 더욱 싱그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빗물을 튕겨내는 기와지붕은 촉촉하게 젖고, 젖은 흙냄새와 풀 냄새가 어우러져 짙은 여름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심 가까이에서 이러한 전통적인 정취와 자연의 싱그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진잠향교만의 큰 매력입니다.

진잠향교의 여러 건물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바로 "명륜당(明倫堂)"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명륜당은 "인륜을 밝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배우고 인격을 수양하던 교육의 전당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학교 강의실 역할을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명륜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넓은 마루가 특징입니다. 이 마루에 앉아 당시 유생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받으며 나라의 동량으로 성장하기 위해 밤낮으로 학문에 정진했을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명륜당은 단순히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유교적 이상을 실현하고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두었던 조선 시대 교육의 핵심 공간이었습니다.

진잠향교는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의 풍부한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문화관광 해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진잠향교에는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에 정통한 문화관광 해설사분들이 상주하고 계신답니다. 해설사분들의 친절하고 생생한 설명을 들으며 진잠향교의 역사, 건축 양식, 유교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문화관광 해설 신청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대전광역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해설을 예약하시거나, 현장에 방문하셔서 해설사분께 문의하시면 됩니다.

저는 혼자였지만 해설사분께서 재미있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해설 시간은 보통 1시간 내외로 진행되며, 향교의 주요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각 건물에 얽힌 이야기와 선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습니다.

문화관광 해설

근무기간 : 매일 상주, 1월과 2월 제외

근무시간 : 오전 10시 ~ 15시

해설 예약 및 문의 : 042-226-8413

문화관광 해설사 통합예약 : https://www.kctg.or.kr/index.do

해설사께서 말씀해 주신 진잠향교의 문은 "동입서출(東入西出)"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따릅니다. 동쪽은 ‘새로운 시작’의 방향, 햇살이 가장 먼저 비추는 곳. 배움을 시작하는 문은 늘 동쪽에 있었습니다. 반대로 서쪽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향, 그래서 학문을 완성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은 서쪽이랍니다.

이 출입의 방향에는 유교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이처럼 동입서출은 단순한 출입이 아니라, 유생들이 향교 안에서 학문을 익히고 수양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바르게 나아가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진잠향교를 둘러보실 때 이 의미를 되새기며 문을 드나드신다면 더욱 깊은 의미를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진잠향교 바로 옆에는 '교촌어린이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울창하게 조성된 '전통마을 숲'이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이 숲길이 방문객들에게 시원하고 상쾌한 휴식을 제공하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전통마을 숲은 소나무가 운치 있게 늘어서 있어 풍부한 피톤치드를 내뿜습니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만들어내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로,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증진, 심폐 기능 강화 등 인체에 매우 유익한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아스팔트 길 대신 시원한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잠향교는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껴안은 지혜와, 전통마을 숲의 푸르른 숲이 전해주는 생명력이 어우러진 조용하지만 아름다우면서도 멋진 장소입니다.

한여름의 뜨거움 속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역사와 자연이 손을 잡은 이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잊고 지낸 것과 의미들을 다시 찾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15기 유성구 블로그 기자단 '안성진 기자님'

{"title":"도심 속 여유롭게 즐기는 우리의 문화 '진잠향교'","source":"https://blog.naver.com/yuseonggu/223922002741","blogName":"유성구 공..","domainIdOrBlogId":"yuseonggu","nicknameOrBlogId":"yuseonggu","logNo":223922002741,"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