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선비의 기품과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돈암서원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선비의 기품과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돈암서원
조선시대 선비들은 평생에 걸쳐 공부하며 문학적 예술적으로도 조예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선조들로부터 이어졌음이네요.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에서 그러한 옛 선비들의 예술적, 학문적 모습을 엿봅니다.
조선시대 지방 전역에는 서원과 향교가 있어 교육을 담당하였습니다. 각각 사립과 공공 교육기관으로 두 곳에서 학문을 수료한 유생들은 한양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500년을 이어온 교육기관은 현재까지도 지방 곳곳으로 보존됩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역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참으로 많은 서원을 찾았었는데요.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된 돈암서원은 그동안 방문했던 서원과는 차별화된 아름다움과 기품을 느껴졌습니다.
돈암서원은 도로변에서 이정표를 따라 약 5분여를 걸어 도착하게 됩니다
너른 평지에 이층 누각 산앙루를 시작으로 약 10여 채의 건축물로 구성되었습니다. 앞쪽으로 강학공간이 뒤쪽으로 제향 공간이 있는 전학후묘의 공간 배치입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을 배경으로 한 서원은 조용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으로 학문에 정진하기에 좋았을 듯합니다
사적 제383호로 공간 전체가 문화재이며 각각의 건물들은 보물,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유형문화재 등으로 지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소수서원, 병산서원 등 전국의 유명 9개 서원과 함께 한국의 서원이란 이름으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고풍스러움이 묻어나는 산앙루 너머로 바깥 대문인 외삼문 입덕문을 지나 서원의 각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돈암서원은 조선시대 기호학파를 대표하는 사계 김장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입니다.
조선시대 산림의 원형을 보여준 예학의 대가로 율곡 이이, 구봉 송익필을 스승으로 학문을 공부하였으며 문과에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깊은 학문으로 추앙받았으며 송시열, 송준길, 최명길, 둘째 아들 김집까지 후학을 양성하였습니다. 83년의 긴 생애 동안 꾸준히 연구했던 예학은 전례문답, 가례집람, 상례비요로 완성되었습니다.
양성동 앞마당으로 돈암서원의 연혁을 알려주는 원정비가 서 있습니다
서원이 창건되기 전 연산면에는 김장생의 아버지인 계휘가 설립한 경회당이 있었으며 김장생은 벼슬을 버리고 연산으로 낙향하여 양성당을 세워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1634년 김장생 사후 후학들에 의해 양성당과 경회당을 중심으로 서원을 건립하니 돈암서원입니다.
1660년 사액을 받으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서원은 고종 17년인 1880년 지대가 낮아 홍수로 서원에 물이 들어와도 막을 수가 없어 이건 되어 지금에 이르네요
사각의 높은 비좌 위에 비신을 세우고 지붕돌을 올린 원정비는 송시열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의 글씨로 서원을 세우게 된 배경과 구조, 김장생의 행적 등을 기록하였습니다.
그 옆으로 300년 수령의 향나무가 서있고 당시 유생들이 모여 경전의 의의를 강론했던 정의재. 학습하던 공간 거경재가 있습니다. 김장생의 문집인 사계전서, 김집의 문집인 신독재전서 등이 보관되어 오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장판각도 있습니다. 돈암서원은 보통의 서원보다 큰 규모로 건축물도 많습니다.
아름다운 꽃담이 이어지는 내삼문 너머 제향 공간인 숭례사가 있습니다. 개방되지 않아 문틈으로 살짝 엿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김장생, 김집, 송준길, 송시열 네 분의 위패가 모셔졌습니다.
보물 응도당에서 잠시 당시의 유생이 되어봅니다.
유생들이 공부했던 강당 건물로 1880년 숲말에서 이곳으로 옮길 때 옛 터에 그대로 둔 응도당을 91년이 지난 1971년에 옮겨오게 됩니다. 보통은 강학공간과 제향 공간이 위아래로 나란히 하게 되는데 이전 당시 이미 강학 기능을 수행하고 있던 양성당이 있어 본래의 위치와 다르게 사당과 직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정면 5칸 측면 3칸 ㅅ자 모양의 맞배지붕 건물은 실내로 들어오니 그 규모가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내부는 모두 마루를 깔았고 옆면에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풍판을 달았으며 풍판 아래에는 눈썹지붕을 두었습니다. 가장 뒤 쪽으로 좌우로 1칸, 1칸 반 크기의 마루방이 꾸며졌습니다. 남은 공간은 중앙 마루와 연결되어 아주 많은 유생들이 동시에 학문을 논할 수 있었겠습니다.
돈암서원은 이이 율곡, 김장생에서 송시열로 이어지는 조선시대 대학자의 발자취와 함께 각각의 건물이 의미가 있고 아름다웠습니다. 선비의 기품과 고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즐겼던 서원 탐방은 제향 때 제물을 준비했던 전사청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울타리를 따라 대나무가 옛 선비의 기개를 전하고 곳곳으로 한여름 예쁜 꽃을 피울 배롱나무도 포진하였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돈암서원은 홍살문으로 시작된 모든 곳에 역사가 서렸고 고건축의 아름다움이 묻어났습니다. 논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말고 꼭 찾아보세요.
돈암서원 :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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