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원부리 마을의

‘어르신을 위한 특별한 생일잔치’

청미천이 남북으로 관통하는 여주 점동면 원부리.

이곳에서는 두 달에 한 번 특별한 마을잔치가 열린다. 바로 마을 어르신들의 생일잔치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생일잔치는 따뜻한 정을 나누는 주민 화합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두정아 사진 김성재

“어르신들, 생신 축하드립니다!”

조용하던 마을이 아침부터 북적였다. 마을 부녀회와 ‘밥퍼스’ 봉사단은 잔치 음식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몇몇 주민은 원부리 마을회관 내부 벽면에 생일 축하 현수막을 걸고 있었다. 이내 테이블에는 커다란 생크림 케이크와 함께, 잔치를 더욱 빛나게 해줄 잡채와 수육 등 다채로운 음식이 한상 가득 올랐다.

원부리의 어르신 인구는 총 86명.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생일잔치에는 평균 10~15명의 어르신이 주인공이 된다. 생신을 맞은 어르신들은 생일 고깔모자와 왕관 등을 나눠 쓰며 주인공이 된 날을 이웃과 함께 즐긴다. 마을 주민들은 생일을 맞은 어르신의 손을 꼭 마주 잡고 축하 인사를 건네며 행복한 추억을 남긴다. ‘어르신을 위한 생일잔치’는 원부리 노인회 황선직 총무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동네잔치를 여는 일이 많이 사라졌지요. 또,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일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이벤트는 뭐가 있을까 고민한 끝에 원부리 생일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황선직)

원부리 노인회 유승영 회장은 “생신을 맞으신 어르신들께 잔칫상을 차려드리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해 상호 간에 친목과 우애를 다지고 있다”라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지난날의 추억을 함께 회상하며 즐거움과 삶의 보람을 찾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이웃과 함께 나누는 생일잔치

4월에 열린 원부리 생일잔치의 최고령 주인공은 올해 99세를 맞은 안복례 어르신이었다. 생일을 맞은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게 된 안복례 어르신은 “이렇게 잔치를 열어줘 너무 고맙다”라며 활짝 웃었다. 원부리 황선동 이장은 “어르신들이 ‘자식들도 바빠서 못 챙기는데 이웃들이 다 같이 축하해줘 너무 좋다’라고 하시고, 크게 감동받는 모습을 보이실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라며 “경로당의 예산을 아껴 격월로 생일잔치를 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부리 황선동 이장

특히 4월에 열린 생일잔치에는 황 이장과 인연을 맺은 인근 마을 주민들이 깜짝 방문해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키운 화분을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흥천면에서 화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선희 씨는 “여주시농업기술센터 농업인 대학에서 알게 된 이장님으로부터 마을 생일잔치를 연다는 말을 듣고 함께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다”라며 “작은 선물을 가져왔는데,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라고 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사회적 고립과 이웃과의 관계 단절이 가속화되는 요즘, 원부리에서는 따뜻한 정으로 연결된 탄탄한 네트워크의 힘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고 이어주는, 공동체 활성화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자리였다.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날은 바로 오늘! 생신을 맞은 어르신들이 이웃에서 선물한 화분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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