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흥·끼 넘치는 여주 어르신 다 모였다 ‘실버드림극단’[2025년_5월호]
평균 나이 75세… 흥·끼 넘치는 여주 어르신 다 모였다
‘실버드림극단’
여주에는 어르신들의 여가생활과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평생학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인형극단이 있다. 세대 간의 소통과 공감을 끌어내며 고령화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실버드림극단’을 만나본다.
글 두정아 사진 이대원
여주 특산품 알리는 신나는 인형극
“여주는 쌀이 유명하다는 것 알고 있지요? 여러분은 쌀밥 잘 먹고 있나요? 오늘 우리 친구들에게 멋있는 인형극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어르신들이 열심히 준비하셨는데요, 같이 노래도 부르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봤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노래를 따라하는 친구들에게는 사탕을 나눠드립니다. 우리 친구들 즐길 준비됐죠? 이제부터 ‘춤추는 여주쌀’ 이야기 속으로 풍덩 들어가 볼까요?”
‘실버드림극단’은 지난 4월 ‘꽃바람, 신바람, 흥바람’을 주제로 열린 제9회 ‘여주흥천남한강 벚꽃축제’ 무대에 올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개막일인 11일 어린이 인형극 ‘춤추는 여주쌀’을 선보이며 축제를 흥으로 물들인 것. 이번 공연에서는 여주의 대표 특산물인 쌀을 주제로 한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선보였다. 어르신 배우들은 무대에서 뛰어난 연기와 노래를 펼쳐보이며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간의 준비와
노력, 열정이 그대로 담긴 무대였던 만큼 따뜻한 응원의 박수가 이어졌다.
‘실버드림극단’은 어르신들의 여가생활 증진과 사회참여 확대를 목표로 여주시 평생교육과와 여주시 시니어클럽이 협력해 추진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이다. 2024년 여주시 평생교육과에서 진행한 노인특화프로그램 ‘시니어 복화술 인형극단 양성과정’이 그 시초로, 향후 지속 가능한 평생학습 운영 및 노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어르신들은 무대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총 19명의 어르신 단원이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인형극 제작 및 연기 교육을 받으며 무대 경험을 쌓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하여
‘실버드림극단’의 감독은 김수영 동화작가가 맡았다. 아동문학가인 그는 대본 작성부터 무대 감독, 동화구연과 노래, 율동, 연기 교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탈을 쓰고 연기하는 인형극인 만큼 목소리 연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전문 배우가 아닌데도 연기를 잘하시고, 개인마다 달란트가 풍성해 하나를 가르쳐 드리면 열을 깨우치는 능력들을 갖추고 계십니다. 동요를 부르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잃었던 웃음을 되찾았다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실버드림극단’은 매년 신청자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어 배우를 발탁한다. 올해는 3: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김수영 감독은 “따로 필요한 자격은 없다”라며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봉사 정신, 노래와 율동에 관심 있는 65세 이상의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도전이 가능하다 ”라고 설명했다. ‘실버드림극단’은 최근 ‘여주흥천남한강 벚꽃축제’ 무대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전에는 어린이집 연합회에서 단체로 관람했고, 오후에는 관람객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른들이 자리를 꽉 메워 기분이 좋았습니다. 공연 소감을 여쭤봤는데, ‘여주에 이렇게 잘하는 극단이 있었냐’라고 하시면서 다음 공연에도 꼭 보러오겠다고 하셨습니다. 내년 단원 모집에 응모하겠다는 분들도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실버드림극단’은 지역축제를 비롯해 관내 경로당과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대상으로 순회공연을 펼치며, 어르신들의 사회참여와 자아실현을 돕는 데 앞장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니 인터뷰
“탄탄한 팀워크는 우리의 자랑”
우리 공연은 각본이 튼튼하고 주제 의식 또한 분명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어요. 노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지만 돈을 내고 배우라고 해도 참여하고 싶을 만큼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취감은 물론, 관객이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면 선한 영향력이 이런 것인가 싶어 행복합니다. 무엇보다 탄탄한 팀워크는 우리의 자랑이에요. 배려는 물론, 연습 날만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열정이 넘칩니다.
“나만의 흥과 끼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
하모니카 강사로 활동하며 무대 경험은 많이 쌓았지만, 이렇게 연기를 하는 건 처음이에요. 예술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어요. 인형극이다 보니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다들 어떻게 참고 살았을까’ 싶을 만큼 각자의 흥과 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걷는 것도 싫어했는데, 연습을 하다 보면 많이 움직이게 되고 땀도 많이 흘리게 됩니다. 활력도 생기고 무엇보다 많은 분들과 어울리게 되어 참 행복합니다.
“연극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오디션에 이렇게 합격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일흔 넘은 나이에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어요? 새로운 것을 해낼 수 있고, 이 나이에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즐겁고 감사하죠.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동선도 헷갈렸는데, 우리 선생님 지도력이 대단하세요. 잘 배워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칠곡군 보람할매 연극단처럼 해외 공연까지 하게 되는 기회가 오면 정말 좋겠습니다.
- #여주시
- #여주소식지
- #여주사람을품다
- #5월호
- #실버드림극단
- #춤추는여주쌀
- #인형극
- #여주시니어활동